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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본언니

맘충이 되지 않으려면 본문

육아 좀 해 본 언니

맘충이 되지 않으려면

해본언니 2021. 3. 1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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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것저것 많이 해 본, 하지만 맘충이 되어보지는 않은 (적어도 제 기준에서는) 해본언니입니다.

'맘충'이라는 단어는 이제 너무나도 널리 알려졌고 흔하게 쓰이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맘충이라는 신조어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맘충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맘충 - 나무위키

김치녀는 소비문화와 연결된 된장녀와 달리 여성 전체를 특정한 개념으로 쓰이는데 미묘하게 모성 이데올로기에 대한 이야기가 빠져 있었다. 그 모성을 특정한 게 맘충이다. 모성이 없어도 괴

namu.wiki


아이와 함께 외출을 하면 아이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다 신경이 쓰입니다. 조금만 큰 소리를 내도(그게 떼쓰는 소리가 아니라 웃음소리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수시로 검지 손가락을 제 입술에 갖다 대며 쉿~ 조용조용이라고 주의를 주게 되고, 거의 대부분의 대화가
"~하면 안 돼!

- 왜 안되는데?

"이래 이래서 안돼."로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가끔 같이 아이들을 데리고 지인을 만날때면 조금은 과하다 싶게 조심하는 제 모습에 '애들이 그럴 수도 있지~ 너무 뭐라고 하지 마'라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네, 저는 정말 조금은 과하다 싶게 조심하고 아이들을 제지하고 조금이라도 주변에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무던히 노력합니다.

왜냐고요?

결혼 전, 내 아이를 가지기 이전, 미혼의 저는 아이라는 이유만으로, 또는 아이와 동석했다는 이유로 주변에 폐를 끼치면서도 지나치게 뻔뻔하고 당당하게 행동하며 '애가 그럴 수도 있지' '애가 그러는 걸 어떻게 해' 투로 방관하거나 동조하는 엄마들을 -나아가 왜 우리 애한테 그래? 왜 우리 애 기죽여? 네가 뭔데 우리 애 눈치를 줘? 등의 적반하장을 시전 하기도 하는 엄마들을- 극도로 싫어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의 감정은 정말 혐오에 가까웠지만, '혐오'라는 감정과 '혐오' 단어가 남발되는 것을 '혐오'하기 때문에 그냥 싫어한다고 할게요).

특히 식당이나 커피숍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제지하기는커녕 방관하거나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부모들, 그리고 아이가 했다는 이유만으로 자리를 엄청나게 더럽혀놓고도 치우지 않고, 치우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자리를 뜨는 부모들을 무척 싫어했어요. 그런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 부모도 싫었지만, 괜히 아무 죄 없는 그 집 아이들도 (속된 말로) 그렇게 꼴베기 싫더라고요.

 

저는 그런 몰상식한 부모가 되고 싶지 않고, 우리 아이들을 미움의 대상으로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오늘은 맘충이 되고 싶지 않은 저의 맘충이 되지 않으려는 노력을 사진으로 보여드리려고 해요.

 

 

 

아이가 식사를 마친 후, 아이 의자와 테이블 아래쪽에 아이가 흘린 음식들이 잔뜩 있습니다. 아이는 아직 숟가락과 포크를 다루는 게 미숙하다 보니, 당연히 많이 흘릴 수밖에 없죠. 그런 아이를 탓할 수는 없어요. 그런데 이대로 그냥 자리를 뜨는 부모들이 많아요.

 

"애는 그럴 수 있지, 하지만 넌 그러면 안되지."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저는 이런 상황에서 부모가 그냥 가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음식물 한 두 개 정도 흘릴 수 있습니다. 밥 먹다 숟가락이나 포크, 떨어트릴 수 있어요. 하지만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지저분하게 해 놓고 그냥 자리를 뜬다는 건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됩니다.

 

그럼 어떤 게 상식적인 걸까요?

 

적어도 직원에게 상황에 대해 얘기하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단 아이가 먹는 게 아직 서툴러서 많이 흘렸다. 죄송하다.라고 간단하게 양해만 구해도 직원들은 고객이 떠나고 난 후 진상이라고 욕하지는 않을 거예요.

 

그러는 너는 어떻게 하느냐고요?

 

자리를 지저분하게 해 놓고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뜨는 엄마들을 속으로 '저러니깐 맘충 소리를 듣지'라고 욕 해본 경험이 있는 저는 최대한 깨끗하게 치웁니다.

 

바로 이 사진처럼요.

 

 

비포 아니에요. 애프터 맞아요.

 

저는 아이와 외출을 할 때 항상 위생백과 물티슈를 소지합니다. 위생백은 보통 기저귀를 갈아주고 버릴 곳이 여의치 않을 때 가져오는 용도로 많이 사용하는데, 이렇게 잔뜩 뭔가를 흘리고 먹은 후에는 물티슈를 박박 닦고 그 물티슈들을 위생백에 담아요. 혹시 주변에 쓰레기통이 보이면 버리고 오기도 하고, 버릴 곳을 찾지 못하면 집으로 가져와서 버리기도 합니다.

 

이 날도 식사를 마친 후 아이를 아기의자에서 안아 올렸을 때, 아~ 내 가방 속 위생백과 물티슈가 출동해야겠구나...라고 생각했고, 블로그에 포스팅할 생각으로 사진도 남겨두었죠. 더 많이 어질렀을 때도 있었고, 정말 하얗고 깨끗한 바닥에 이것저것 잔뜩 흘린 적도 있었는데 이 날의 사진은 바닥이 좀 진한 색이라 비포&애프터가 그다지 극적이지 않네요.

 

모든 아기 엄마들이 저처럼 해야 한다는 건 아니에요. 저는 조금 유난을 떠는 타입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아이가 어지르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거예요. 단순히 음식물을 흘리는 것뿐만 아니라 테이크아웃용 플라스틱 컵에 남자아기의 소변을 보게 한 채 두고 가기도 하고, 똥기저귀를 테이블에 올려두고 그냥 가는 엄마도 있다는 얘기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도시괴담처럼 그냥 떠도는 이야기, 혹은 만들어 낸 이야기가 아니에요!! 저는 이 모든 놀라운 일들을 직접 목격했답니다.

 

('맘충'이라는 단어가 정말 싫지만 몇 번만 더 쓸게요)

 

아마 이미 '맘충'인 사람들은 이 글을 읽지 않겠죠. 아마도 '맘충'이 되고 싶지 않은 사람들만 이 글을 읽게 될 거예요. 

 

'맘충'이 되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한 말씀 올리고 싶습니다.

 

걱정 마세요! '맘충' 이 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당신은 절대 '맘충' 이 되지 않을 거예요. 정말 극소수인 그녀들은 일단 본인이 '맘충'인 것을 모르고요, 그러므로 '맘충'이 되고 싶지 않다는 걱정 따위는 하지 않거든요.

 

그럼 저는 이런 글을 왜 쓴 것일까요?

 

글쎄요......

 

그냥, 아이와 외출할 일이 없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대다수의 엄마들은 '맘충'이 아니며 아이와 같이 다니면서 조금 소란스럽거나 부산하거나 주변이 지저분해지거나 하는 등의 상황은 그들에게도 매우 당황스럽고 곤란한 상황이며 최대한 주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무던히 노력한다는 것을요.

 

아이와 함께 외출한 엄마와 가족들을 조금만 더 너그러운 시선으로 봐주세요.

 

아이들과 외출하며 엄청 조심하는데도 불구하고 불편한 시선을 받아 본, 해본언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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