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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본언니

'엄마 또 컴퓨터 해?' 라고 아이가 묻습니다. 본문

육아 좀 해 본 언니

'엄마 또 컴퓨터 해?' 라고 아이가 묻습니다.

해본언니 2020. 12. 2.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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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조금 긴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엄마 또 컴퓨터 해?

-그럼 나랑은 언제 놀아?

 

요즘 아이가 자주 하는 말입니다.

 

한참 컴퓨터 앞에서 사진 편집에 열중인 저에게 아이가 다가옵니다.

노크하듯이 어깨를 톡톡 두드리더니

 

-엄마, 그냥 지금 나랑 쪼끔만 놀고 이따가 또 하면 안 돼?

-응 근데 엄마 이거 조금밖에 안 남았거든? 이따 같이 놀자 알겠지?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요?

스스로 정해놓은 데드라인을 훌쩍 넘긴 시간까지

내내 컴퓨터 앞에 앉아있던 저는

뒤를 한 번 돌아봅니다.

그러자 소파에 앉아있던 아이가 반색하며 '끝났어?' 하고 묻습니다.

 

아,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저는 그 길로 바로 아이와 함께 방으로 가서

아이와 함께 양치질을 하고

아이를 씻기고, 로션을 발라주고, 옷을 입혀주고

머리를 말려주고, 

난방 텐트에 같이 들어가서 

아이가 고른 책을 읽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느새 까무룩 잠이 든 아이의 이마에 뽀뽀를 해주고

다시 밖으로 나왔습니다.

 

거실 여기저기에 흩어져있는 장난감과 책들

식탁 위에 너저분하게 널려있는 물건들

그러고 보니 건조기에 들어있는 빨래도 꺼내서 개야 하는데...

 

며칠간 붕 뜬 기분으로 

중심을 잃고 이리저리 흔들리듯

정신없이 지내온 것만 같습니다.

 

시작한 지얼마여자 사람, 아기 엄마, 고양이 집사, 블린이 입니다.
멀티 페르소나가 트렌드이기 이전부터 맡은 역할이 너무 많아 조금 버거웠는데
블로그를 통해서 나를 더 단단하고 괜찮은 사람으로 성장시키고 싶어요.

큰 기대 없이 시작했지만 너무 음지에 있는 것 같아 용기내어 포럼에 글 남겨봅니다.
맞구독 완전 환영해요!

 

포럼에 저는 제 블로그와 저를 소개하면서

맡은 역할이 너무 많아 조금 버거웠는데

블로그를 통해서 나를 더 단단하고 괜찮은 사람으로

성장시키고 싶다 고 했지만

사실 이건 그냥 개뻥이예요.

전 부업 관련 유튜브 영상 몇 개를 본 후

충동적으로 블로그를 만들었어요.

 

그 영상을 본 건 11월 초였어요.

경단녀이고 아이 둘의 엄마인 저는

이제 예전처럼 회사에 취업해서 돈을 버는 건

힘들겠다는 점점 더 확고해졌어요.

그럼 내가 집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코로나의 여파로 많은 사람들이 부업을 시작하고

온라인에서 수익을 내는 것에 관심을 가지는 요즘,

저도 그 많은 사람들처럼 일단 구글 애드센스를

달 수 있는 티스토리 블로그를 만든 거죠.

 

블로그 개설일은 11월 14일

저는 15일 17일 19일 그리고 23일에 각각 한 개씩

그저 그런 글들을 올렸어요.

그때는 숙제 같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어떻게든 이 블로그를 통해 돈을 벌고 싶은데

그러려면 애드센스를 달아야 하고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할 만한 글을 써야 할 텐데

근데 조금 귀찮다. 

그렇게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리가 없지 그런 생각들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포럼에 블로그 소개를 한 26일을 기점으로

저의 블로그 생활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 이후로 하루하루가 바빠졌어요.

 

일단 댓글이 달리니까 저도 그 댓글에 답글을 달고

피드에 올라오는 글을 읽고 댓글도 달고

구독하는 블로그의 글에 인상적인 댓글을 남겨주셨거나

닉네임이 인상적인 분들의 블로그에는 먼저 찾아가서

이러이러한 경로로 찾아와서 구독하고 간다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그러자 그분들은 한 분도 빠짐없이 제 블로그에 다시 

방문해주셨어요. 

신기하고 고마운 일이었고 지난 몇 년간 새로운 사람들과의

교류가 별로 없었던 저에게는 가슴 벅찬 일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돈을 벌고 싶었지만,

그전에 회사를 다니고 싶었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었고,

제 성과를 인정받고 싶었고, 서로 안부를 묻고 공감대를 나누는 등

사회활동을 하고 싶었던 거였어요.

 

그래서 단 돈 1원도 벌지 못했지만,

그 외의 모든 욕구를 다 충족시켜준 이 블로그의 해본언니 역할에

완전히 빠져들었었나 봐요.

 

그런 제가 블로그 놀이에 한창인 동안

저희 아이들은, 그리고 고양이들은

결핍을 느꼈겠죠?

 

아이들과 고양이들에게 참, 많이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심했어요.

보다 효율적으로 시간 관리를 하기로요.

엥?

뭐야, 접는다는 거 아니었어?

이렇게 생각하시는 거 아니죠?

 

저는 포기하기 싫어요, 이 재미를.

이제 막 재미 붙였고 탄력 붙었는데

절대 놓치지 않을 거예요.

 

그럼 어떻게 할 것이냐?

저는,

미라클 모닝에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미라클 모닝이 뭔지나 알고 미라클 모닝 타령이야?

지금 대체 몇 시야?

 

네 알아요. 지금 오전 2시 46분 막 지났고요,

저는 컴퓨터 앞에 무릎담요와 무릎냥이를 덮고

앉아있어요.

사실 아까 애들이랑 같이 자려고 했는데

한 시간이 넘도록 휴대폰도 안 보고 자려고 해 봤지만

도통 잠이 오지 않아서

나와서 이것저것 하다 보니 이 시간이 되어버린 것뿐이에요.

 

무조건 4시 30분에 하루를 시작해야만 미라클모닝은 아닐 거예요.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전

온전히 나만의 시간,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을 내 시간을

가지는 게 미라클 모닝이겠죠?

 

오늘은 망했으니, 내일부터 다시 도전해 보겠습니다.

의식의 흐름에 따라 주절주절 써봤습니다.

 

미라클모닝 화이팅!

블로그생활 화이팅!

 

(애드고시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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