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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본언니

이래서 당근을 못 끊습니다 - 훈훈한 당근마켓 본문

쇼핑 좀 해 본 언니

이래서 당근을 못 끊습니다 - 훈훈한 당근마켓

해본언니 2020. 12. 17.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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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것저것 많이 해 본, 해본언니 입니다.

 

당근마켓 많이들 하시죠?

 

이미지출처: 공식 홈페이지

 

"혹시 당근이세요?"

이렇게 만나기도 하시고

 

아내가 당근 심부름시켜서 물건 가지고 나가보면

저쪽에서도 심부름 온 것 같은 남자분이

수줍게 다가오셔서 물건을 받아 가시는데

문득 궁금해서 "근데 이게 뭐예요?" 물어보면

상대방은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와이프가 받아오라고 해서 왔는데 사실 저도 뭔지 몰라요."

한다는 그 당근.

 

또는 와이프가 당근 심부름하면 천 원 이천 원

수고비를 주는데 그거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하는

그 당근.

 

저도 당근마켓으로 물건을 거래하면서

재밌었던, 마음이 따뜻해졌던 그런 경험이 몇 번 있어요.

 

일단 오늘, 첫째가 작년에 눈썰매장 다니면서

신던 부츠를 판매했는데

구매하신 분께서 아이 발에 잘 맞고, 아이도 맘에 들어한다고

구매 후기를 남겨주셔서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또 재밌었던 일 중 하나는 지난여름에 있었던 일이에요.

한참 코로나 때문에 유치원도 못 가고

집콕하던 아이가 별의 커비 별의 커비 노래를 불러대서

(별의 커비는 닌텐도 스위치 게임 타이틀이에요)

당근을 통해서 중고 타이틀을 구매한 적이 있었어요.

 

근처 초등학교에서 만나기로 하고

마침 신랑 출근시간에 맞출 수 있을 것 같아서

신랑이 대신 구입하러 갔죠.

이미 입금은 완료된 상태였고 신랑이 가서 물건만

받아오면 되는 상태였는데

상대방은 저랑 채팅을 하고 있었고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지 않은 상태라

신랑은 약속 장소인 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중고 거래를 할 것 같은 사람을 찾아보고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운동장에 애들 몇 명이 축구하고 놀고 있었을 뿐

중고거래를 할 것 같은 사람은 보이지 않아서

저에게 전화를 했고

저는 다시 판매자에게 채팅으로 초등학교 앞에 오신 거

맞냐고 여쭤봤죠.

지금 신랑이 그쪽에 가 있는데

어디 계시냐고도 여쭤보고요.

 

그리고 몇 분 후에 신랑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대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첫마디였어요.

알고 보니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공을 차며 놀던

3~4학년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 한 명이

당근 판매자였던 거였어요.

신랑이 그쪽에 있다는 제 채팅을 보고 아이가 신랑에게

다가온 거죠.

쭈뼛쭈뼛 다가온 아이가 신랑에게 묻더랍니다.

"저기... 혹시... 커비......."

당황한 신랑이 "아 커비 판매하시는 분이세요?"

"네 커비 판매하시는 분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귀엽지 않나요?

신랑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아이에게 게임 타이틀을 건네받고

준비해 간 닌텐도 스위치에 칩을 꽂고

"한 번 확인해 볼게요"라고 했대요.

그리고 게임이 로딩되는 약 1분여의

시간 동안

'판매하시는 분' 은 교무실에 불려 온 학생처럼

고개를 살짝 숙이고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어색해하고 있더래요.

신랑이 게임이 잘 되는 걸 확인한 후

"아~ 잘 되네요. 감사합니다"

라고 하자, 그제야 환하게 웃으며

"안녕히 가세요~ 구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를 하고 다시 친구들에게 뛰어갔대요.

 

(저만 귀엽나요? 다시 생각해도 넘넘 귀여운 것 같아요)

 

저는 신랑에게 그 좋은 경험을

당신을 대신 보내는 바람에 놓쳤다고~ 

재밌었겠다고 부럽다고 하고

신랑은 지금껏 당근 심부름 갔던 것 중에

최고의 경험이었다고 하고

그렇게 저희 부부에게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은

당근마켓 별의 커비 거래 후기예요.

 

그리고 최근에 또 한 번의 훈훈한 거래가 있었어요.

 

 

그냥 채팅 내용만 봐도 뭔가 되게 훈훈하지 않나요?

저만 그런 거 아니죠?

 

판매자분의 따님이 이 빅토리아 양모양 신발을

엄청 좋아해서 작아져서 못 신게 되자

같은 디자인의 신발을 새로 사고

작아진 신발은 당근을 통해 저렴하게 판매했던 건데요

저는 컨디션 좋은 중고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사서

좋기도 했지만, 정말 좋아했던 물건을 물려받은 것 

같아서 그것도 좋더라고요.

 

가끔 그런 물건 있잖아요, 내가 또는 내 아이가

정말 애착을 가지고 잘 사용했던 물건인데

이제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된 물건.

처분을 하긴 해야겠는데,

버리자니 아깝고 주변에 줄 사람도 딱히 없고.

그런데 당근을 통해 뿅~ 하고 나타난 구매자가

그 물건을 구입하면서 정말 좋아해 준다면?

거래 금액을 떠나서 진짜 기분 좋잖아요.

 

진짜 이상한 구매자나 판매자들도 간혹 있지만

이렇게 기분 좋아지고 미소 짓게 되는

좋은 경험들을 하게 해 주는 훈훈한 당근마켓.

이래서 당근을 못 끊나 봅니다.

 

일상의 소소한 기쁨과 감동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이렇게 글로 나눌 수 있는 티스토리도

이 맛에 계속하게 되나 봅니다.

 

당근 좀 해 본 언니, 

티스토리 하는 언니,

해본언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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